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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한 곳을 꼽을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다양한 불교 문화와 유구한 역사를 함께한 천년고찰로 가득합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찰만 무려 일곱 개로 각 사찰만의 불교 문화와 역사, 유산은 빼놓을 수 없는 명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일곱 개의 사찰 중 영주 부석사, 보은 법주사, 순천 선암사의 아름다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다
신라 문무대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왕명을 받아 세운 화엄종 사찰로써, 경상북도 영주시 소백산 국립공원내 봉황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부석사는 의상대사가 화엄의 큰 가르침을 베풀던 곳이었습니다. 부석이라는 이름은 직역하면 '땅에서 뜬 돌'이라는 뜻으로, 이는 의상이 부석사를 창건할 때의 설화와 관련이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 번쯤 찾아보는 것도 부석사를 알고 더 잘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2018년 6월 전국 각지에 소재하는 산사들과 함께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으며, 특히 부석사의 무량수전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정도로 알려진 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량수전은 1376년에 중수된 목조 건축물로 국보 제18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경북 안동의 봉정사 극락전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고대 사찰건축의 구조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건물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무량수전 앞에 세워진 석등은 통일신라시대를 대표하는 가장 아름다운 석등으로, 비례의 조화가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멋을 지니고 있어 국보 제17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건축가들에게 한국 전통 건축의 특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찰을 꼽으라면 대개 부석사를 첫 손가락에 꼽을만큼 부석사는 전통 건축에서 느낄 수 있는 멋과 맛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최순우 작가가 집필한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시인 정호승의 <그리운 부석사>, 소설가 신경숙의 <부석사> 등 부석사는 국내 문학인들이 사랑하는 명소이기도 합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서서 바라본 소백산 능선의 숨막히는 풍경은 사찰이 주는 고요하고도 장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
2. 법주사,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을 마주하다
충청남도 보은군 속리산 자락에 위치한 법주사는 부처님의 법이 머문다는 뜻을 가지고 서기 553년 신라시대 의신조사가 창건한 사찰입니다.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되었을 뿐 아니라 국보와 보물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문화 유적지입니다. 그중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인 팔상전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탑 중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로 하나뿐인 목탑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목탑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다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문화유산과 불교전통을 간직한 법주사는 조선 중기 60여 동의 전각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찰이었으나 전란을 겪으며 대부분이 소실되어 현재는 30여 동만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산이 가진 좋은 기운을 품고 있는 여느 사찰과 다름 없이 법주사도 수려한 산세의 속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과의 조화는 이루 말로 할 수 없습니다. 멋진 산세와 어우러진 고풍스러운 전각들을 마주하면 그 누구라도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법주사를 참배하는 것만으로도 역사의 향기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현존하는 유일한 목탑의 웅장함과 멋스러움에 한 번 놀라고 법주사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높이가 무려 25m에 이르는 거대한 금동미륵대불의 웅장함과 멋스러움에 두 번 놀라게 되는 법주사로의 여행 어떨까요? 법주사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법주사만의 힐링 템플스테이 추천합니다. 법주사의 템플스테이 '다 ~ 잘 될 거야'는 자기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 스스로를 위로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자는 프로그램입니다. 법주사 템플스테이에서 수고하며 애써왔던 나를 헤아려 보고 '다~잘 될 거야'라고 위로하는 마음을 속삭여 보시기 바랍니다.
3. 선암사, 아름다운 무지개 다리에 올라 바라보다
조선 후기 사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 선암사는 전라남도 순천 조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으며, 법주사와 함께 2018년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천년 고찰에서 알 수 있듯 유구한 역사 속 수천점에 이르는 유물을 간직하고 여전히 아름다운 도량을 자랑하는 선암사는 웅장함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지는 섬세한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사찰이 아닐까 합니다. 선암사 입구에서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무지개 모양의 다리 승선교(보물 400호)와 강선루를 만나게 되는데, 이 둘이 어우러진 풍경은 선암사뿐 아니라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절경으로 선계(仙界)를 연상케 하는 도가적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승선교와 강선루의 아름다운 조화를 사진으로 담으려면 앞쪽에 있는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계곡으로 내려가야 하니 잊지 않고 추억으로 담아오실 것을 추천합니다. 경내로 들어서면 고운 빛깔과 자태로 방문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원릉전 담장 뒤편의 백매화와 각황전 담길의 홍매화는 구례 화엄사, 장성 백양사, 강릉 오죽헌의 매화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선암사에서 가장 특이한 건물로 손꼽히는 해우소는 정호승 시인의 선암사에서도 알 수 있듯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니며 풀잎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의 종소리가 들린다는 표현에 맞게 아름다운 해우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ㅅ간뒤라고 적혀 있는 해우소 간판도 그 아름다움에 해학을 더하는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선암사는 화재로 전각의 소실이 많아 경내 곳곳에 작은 연못들이 많은 반면 석등은 하나도 없다고 하니 아름다운 선암사를 잘 간직하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입니다. 선암사 경내를 조금만 벗어나 일주문으로 오르다 보면 낮은 키의 차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차밭이 있고 이어서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는 아름드리 편백숲이 나오는데 이는 인근에 조성된 야생화 단지와 함께 선암사를 천천히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니 꼭 걸어볼 것을 추천합니다.
글을 마치며
아름다운 불교 문화와 함께 할 수 있는 사찰로의 여행은 언제나 마음이 평해 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푸르른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자리한 사찰만이 가진 고즈넉함은 우리나라 어느 사찰을 방문하든 느껴지는 편안함이 아닐까 합니다. 건축물이 가진 각기 다른 시대적 배경과 찬란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아름다운 유산들, 거기에 더해진 수려한 산세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지나칠 것이 없는 사찰로의 여행에 함께 하시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보존해야 할 불교의 역사와 예술,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장소로써의 가치에 조상들이 그랬듯 우리 스스로가 위대한 유산으로써 잘 보존해야 할 가치를 더해 꼭 방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